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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셸에서의 일상

rudtjq87 2017. 11. 10. 08:56

내가 3년간 공부하며 생활한 도시 라로셸(La Rochelle). 프랑스 서쪽 대서양에 접해있는 조그마한 항구도시이다. 북으로는 낭뜨(Nante), 남쪽으로는 보르도(Bordeaux)가 위치해있고 파리까지는 TGV를 타고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라로셸 Vieux port

휴양도시라 그런지 라로셸에는 요트가 많이 정박되어 있다. 기회가 있어 요트박람회에 참석했었는데 요트 가격이 ㅎㄷㄷ..왠만한 집 한채 값이다. 또한 요트는 유지관리에 돈이 많이 든다고 한다. 요트 내부에는 각종 편의시설들이 잘 설치되어져 있었다. 심지어는 샤워실까지..




저기 보이는 프랑스 국기를 단 배는 에르미온느(Hermione)라고 불리는 배다. 와이프가 예전에 설명해줬었는데 까먹었다. 뭔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배라고 했는데..저 배가 낭뜨, 라로셸을 거쳐 뉴욕까지 들렀다 온 배라는 것만 기억이 난다.



한적한 도시

프랑스 여러 도시를 돌아 다녀봤지만 라로셸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였다. 집에서 나오면 바다가 보이고 바다에 앉아 친구들과 맥주 한잔 마시면서 노닥거리기에 좋은 곳이였다. 언젠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게 된다면 라로셸에 자리를 잡고 싶은 생각이 있다.  



저기 보이는 타워에서는 매년마다 레드불에서 주최하는 cliff diving을 개최한다. 저 탑 꼭대기에서 바닷가로 다이빙을 하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요트 넘어로 보이는 식당가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한 식당거리다. 여름이면 항상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벼 자리가 없다



처음 파리에서 내려와 1년 동안 머문 라로셸 근처에 위치한 Aytré 하숙집(?)

파리에서 라로셸을 내려올 때 아는 사람도 없고 도시에 대한 정보도 전무할때라 프랑스 벼룩시작(Le boncoin)에서 무작정 찾아낸 집

다행히 집주인 내외가 너무 친절하셔서 1년동안 잘 머물렀다. 1층은 집주인 내외가 살고 2층은 나를 포함한 총 3명의 친구들이 같이 살았는데 생물학을 공부했던 프랑스 여자 한명,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던 프랑스 남자 한명, 그리고 내가 머물렀다. 근데 다들 1년 동안 살면서 서로 왕래가 없어서 너무 불편했다. 나를 포함에서 다들 숫기가 없어서 밥도 각각 따로 먹고 각자 방에 콕 박혀서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이런 이유와 함께 이런저러한 이유로 1년만 살고 학교 근방으로 이사



나름 잘 갖춰져 있는 방이였다. 햇빛도 잘 들어오고 주택가라 소음도 없고 한적했다.

처음 라로셸에 내려와서는 친구도 없고 적적한 마음에 방에서 자주 혼술을 하곤 했다. 저 선반위에 보이는 와인병은 항상 떨어지지 않게 구비를 해놓곤 했다






내가 3년동안 공부했던 라로셸 대학교 공과대학 본관

공부하다 쉬는 시간에 저 옥상에 올라가면 바다가 정면으로 보인다. 사실 듣도보도 못한 라로셸 대학교를 선택했던건 이런 이유가 굉장히 컸다. 프랑스의 대학교는 그랑제꼴을 제외하곤 보편적으로 평준화가 되어 있어 학사과정에서 일정 자격요건만 갖추면 특별한 경우 제외하고는 대학교의 선택이 자유롭다. 사실 여기를 내려오기전에 파리 Marne-la-vallée에서 공부하면서 파리라는 대도시에 염증을 느끼기도 하였고, 어차피 대학교가 평준화라면 조용한 휴양도시에서 공부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그래서 구글지도를 켜고 바닷가에 위치한 대학교를 찾던 중,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라로셸에 지원을 해서 내려오게 되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탁월했던 선택이였다. 이곳에서 지금의 와이프도 만났으니 말이다.

 


3년 내내 걸었던 통학로



표지판에는 일정기간동안에는 각 구역별로 굴 채취가 가능하다라고 써져있다. 종종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해변에 들려 직접 굴도 캐고 소라(?)도 캐서 저녁반찬으로 가져가곤 했다. 아무 도구도 없이 돌 하나 가지고 캔 거라 크기는 작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 바닷물에 간이 되어 짭쪼롬하니

 




굴을 캐고 돌아가는 길목에서..



여기는 시내로 들어가는 대형 시계탑(Grosse horloge) 입구

라로셸 학생들의 모든 약속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오늘 8시 시계탑 OK?"



언젠간 꼭 다시 돌아오고 싶은 내 프랑스의 고향